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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과에 대하여-4

beta22 2022. 7. 14. 16:03

 2-4 학업에 필요한 준비물

  2-4-1 노트북

  건축학도들의 필수품. 모델 재료로 크고 넓은 우드락과 한쪽 어깨에는 노트북, 나머지 한쪽에는 도면 통을 메고 설계실로 가는 건축학도는 흔한 모습이다. 윗 항목의 재료비, 밥값 등과 겹쳐 건축학도의 재정난을 가중시키며, 밤샘 작업과 함께 건축학도들의 체력적 부담을 키운다. 버전업 된 프로그램들의 성능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혼자 구 버전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러면 조별과제 등에서 넘겨받은 파일을 캐드 버전이 맞지 않아서 못 연다 거나 일일이 버전 바꿔서 보내달라고 해야 되는 등의 불편함이 따르게 된다.

 입문자 때부터 워크스테이션급 노트북이 필요하다. CAD, 어도비 포토샵,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3ds Max, BIM, Rhino, 스케치업, V-Ray, Lumion, Twinmotion 등 각종 무거운 프로그램을 동시에 돌려야 하는 학과 특성 때문이다. 거기다 기본적으로 컴퓨터로 하는 작업이 매우 많다. 거기다가 그래픽 위주의 작업을 하기 때문에, 화면도 커야 한다. 2022년 현재에는 12세대 i5/i7 CPU나 5800H 이상급 CPU, 16GB 이상 램, 4GB 이상 비디오 메모리가 달린 외장 그래픽 카드, SSD를 갖춘 노트북을 구하는 것이 적당하다. 또한 노트북의 교체 주기는 약 3~4년이다. 최신 프로그램을 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되도록이면 MacBook보다는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에 Microsoft Windows 운영체계를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건축학도가 쓰는 노트북은 그래픽 카드도 좋아야 하지만, 3D 렌더링 등의 작업을 위해서는 CPU 역시 좋아야 하고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거나 고용량의 그래픽 작업을 하기 때문에 RAM 역시 충분하여야 한다. 따라서 건축학 입문자가 노트북을 사야 한다면 혹시 주변에서 건 알못 컴덕 후가 "대학생이 고성능 노트북 가지고 뭐 얼마나 작업한다고 돈지랄이냐, 인터넷만 되면 되지. 고성능 노트북 사서 게임이나 하지 말고 적당한 거 사라."는 충고를 하더라도 신경 쓰지 말고 건축학과 선배들의 조언대로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 혹은 그보다 좋은 사양의 노트북을 구입하도록 하자. 마감기간에 이거 저거 하느라 바쁜데 노트북까지 말썽 부리면 멘털이 무너진다.

 좋은 노트북을 살 여유가 없다면 설계실에 개인 데스크톱을 두고 집에서는 구린 노트북을 사용해보자. 아무리 최신의 고가 노트북이라도 같은 가격대의 데스크톱 컴퓨터보다는 사양이 부족하기 마련이고, 여러 부품이 좁은 공간에 집약적으로 들어간 기기인 만큼 수명 또한 데스크톱에 비해 짧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트북을 주로 사용하던 학생들도 결국에는 렌더링 프로그램을 사용하기에는 노트북의 사양으로는 버거울 수 있어서 고학년이 되면서 고성능 데스크톱도 따로 설계실에 갖추게 되는 경우가 많다.

 

  2-4-2 도구 및 재료

 건축학과에서 주로 사용하는 도구들은 미술대학 소속 학과들이 사용하는 도구들과 겹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컴퓨터로 하는 그래픽 작업이나 CAD 작업이 보편화된 이후로는 자신의 설계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만드는 패널도 수작업보다는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여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이런 경향이 줄어들었지만, 기본적으로 건축 모형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이 있기 때문에 공대 소속 학과라고 하더라도 미대 소속 학과들처럼 화방에 자주 들러야 한다. 그래서 대학 근처의 화방에서도 기본적으로 미대 학생들과 건축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용품과 제도 용품들을 갖춰놓는 편이다.

 건축학도라면 다양한 재료들의 특징과 쓰임새를 파악해두는 것이 다양한 표현과 자신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표현을 위해 필요하다. 시다-마스터 관계를 맺은 마스터가 있다면 그 마스터 선배에게도 조언을 구하고, 주변에 친한 미대생이 있다면 그 친구가 어떻게 작업하는지도 눈여겨보고 조언을 구하면 좋다. 우드락과 아이소핑크만으로 하는 뻔한 모형만 제작하기보다는 자신의 의도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재료가 무엇인지 잘 연구해보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표현을 위한 첫 단추다.

 

 * 도구

- 스케일자 - 길쭉한 삼각기둥 모양의 자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자가 cm단위와 mm단위의 눈금이 표시된 자인데, 이 자는 스케일자에서는 1/100m의 스케일에 해당하며, 스케일자에서는 삼각기둥의 윗면과 밑면을 제외한 세 면에서 하나의 면당 양쪽 방향으로 눈금이 표시되어 1/100m, 1/200m, 1/300m, 1/400m, 1/500m, 1/600m의 여섯 종류의 스케일의 눈금이 적혀있다. 건축학도의 상징과도 같은 도구 중 하나다.


- 30도 커터칼 - 건축학도들이 설계 모형을 만들 때는 주 재료인 우드락(압축 스티로폼)을 자를 때, 절단면 끝이 톱니 모양으로 오돌토돌하게 잘리는 것[7]을 방지하기 위해 흔히 학용품으로 쓰는 커터칼(칼날 끝 각도가 60도) 대신에 30도 칼을 쓴다. 혹은 아트 나이프도 좋다. 최후의 마검으로 메스도 써보자. 보통 사람들이 보면 되게 뾰족하여 무섭게 생긴 칼이라고 한다. 반면에 건축학도들이 오랜만에 60도 칼을 보게 되면 칼처럼 보이 지를 않는다. 물론 30도 날을 쓴다고 무조건 톱질이 안 나는 것은 아니다. 칼질을 하는 손의 자세 또한 중요한데, 요약하자면 칼등에 검지 손가락으로 누르듯 쥔 채로 시작할 땐 강하게 눌러 시작하되, 자르는 중에는 누르지 않고 박힌 것을 당겨서 빼낸다는 느낌으로 자르는 것이 가장 좋다.


- 접착제 - 접착제로 쓰이는 3M 75와 3M 77 역시 건축학도의 필수품 중 하나다. 콘타 모형 위에 건물을 올릴 때는 우드락 접착제도 애용. 그 이외에도 록타이트 401 순간접착제나 우드락 본드, 글루건, 무독이 등 다양한 종류의 접착제들을 사용하여 건축모형을 제작한다. 접착제 종류마다 마르는 데 걸리는 시간도 각각 다르고, 어떤 재료와 어떤 재료를 붙이냐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접착제 종류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어보거나 마스터한테 물어보는 것이 좋다.


- 마스킹 테이프 - 사물을 일시적으로 붙이기 위해 사용하는 테이프다. 제도판에 종이를 붙이거나, 모형을 만들 때 접착제가 굳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흔들리지 않게 사물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한다. 접착력이 일반 테이프에 비해 약해서 이후 종이에 붙였던 마스킹 테이프를 제거할 때 다른 테이프들과는 달리 종이가 찢어지지 않고 테이프만 제거할 수 있으며, 마스킹 테이프 위에 네임펜으로 글씨를 적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름표 스티커 대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 제도판 - 제도 작업을 위해 만들어지는 특수한 판이다. 보통 A1정도 되는 사이즈의 종이를 붙일 수 있는 넓은 판으로 된 책상을 생각하면 되는데, 이 책상에 I자라고 해서 수평 방향으로 길게 뻗은 자가 달려있고, 책상의 판 자체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제도 작업을 위한 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도면을 그릴 때 사용하며, I자를 통해 수평 방향의 선을 긋고, I자 위에 30도-60도 삼각자 혹은 45도 삼각자를 올려서 수직 방향의 선을 긋거나 30도, 45도, 60도 각도의 선을 긋거나, 두 종류의 삼각자를 조합하여 여러 각도의 선을 그어서 도면을 작도한다.


- 도면 통 - 건축대학 학생들과 미술대학 학생들이 자신의 도면 혹은 회화 작업물을 접지 않고 휴대하여 가지고 다니기 위한 원통 형태의 가방이다. 보통의 A4 사이즈의 작업물이라면 굳이 접지 않아도 클리어 파일에 보관할 수 있지만, A1사이즈 정도의 도면은 아무래도 접지 않고 가지고 다니기 위해서는 돌돌 말아서 가지고 다녀야 하며, 이렇게 말은 종이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도면 통이다.


- 홀더 - 샤프펜슬이랑 비슷한데 샤프펜슬에 샤프심이 들어간다면 홀더에는 홀더 심이라고 해서 연필심의 두툼한 흑연 부분으로만 구성된 길쭉한 흑연심이 들어간다. 필요에 따라 2H, HB, B, 2B, 4B 등의 다양한 심을 갈아 끼울 수 있으며 샤프펜슬의 0.5 샤프심의 선이 가늘게 그어지는 것과 달리 연필의 표현 느낌을 그대로 낼 수 있기 때문에 연필의 대체제라고 봐도 된다. 샤프펜슬의 얇은 샤프심과는 달리 홀더심은 연필심처럼 두툼하기 때문에 도면 작업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샤프펜슬로 제도 작업을 하는 것보다 상당한 숙련이 필요하다. 심이 두툼하다는 것은 선을 긋는 도중에도 선의 두께가 지속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에다. 대규모 화방에서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홀더심도 찾아볼 수 있다. 홀더심을 깎는 도구로 심연 기라는 것도 있다. 조그마한 연필깎이처럼 생겼다.


- 제도 비 - 도면 작업을 하다 보면 제도판에 지우개 가루가 엄청 많이 생길 수 있다. 이 지우개 가루들을 한 번에 정리하기 위한 자그마한 빗자루라고 생각하면 된다.


- 템플릿 - 다양한 반지름의 원이 구멍으로 뚫려 있어서 컴퍼스 없이 원을 도면에 그릴 수 있다. 빵빵이라고도 불린다. 원 모양의 구멍이 뚫린 템플릿 이외에도 타원, 정사각형 등 다양한 모양의 구멍이 뚫린 템플릿이 있다.


- 열선 커터기 - 아이소핑크 같은 재료들을 깔끔하게 자를 때 사용한다.


- 팔토시 - 팔에 덧대어 착용하는 토시로, 회화 작업을 할 때 물감 등이 옷에 묻지 않게 하고, 모형을 제작할 때 스프레이 계열 접착제 등을 사용하다가 옷이 손상되는 것을 예방한다. 이런 식으로 옷이 손상될 수 있는 작업을 자주 하다 보니 몇몇 대학의 경우 애초에 건축학과의 과잠을 작업복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런 대학들의 경우 과잠을 입고 작업하다가 과잠이 심하게 손상되면 다음 학번 과잠을 다시 구매해서 작업복으로 쓰기도 한다.


- 앞치마 - 팔토시와 비슷한 용도로 사용한다.

 

* 재료

- 종이 - 도면 작업을 하거나 회화 작업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 보통 이런 작업은 1학년 때 주로 이뤄지고, 고학년이 될수록 도면 작업도 컴퓨터 CAD 프로그램을 통해 하고, 발표를 위한 패널 자료도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을 통해서 하기 때문에 필요성이 점점 줄어들긴 한다. 


- 우드락 - 건축모형의 스터디 모델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한다. 1T, 2T, 3T, 5T, 10T 등의 두께가 나뉘어 있다.


- 포맥스 - 우드락이랑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지만, 헤어드라이기 등으로 열을 가하면 휘어지게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유선형의 표현이 필요하다면 포맥스를 잘 활용해보자.


- 아이소핑크 - 원래는 단열재인데 기본적으로 두께가 두껍고 열선 커터기를 이용하면 수월하게 잘리기 때문에 이를 통해 볼륨감이 있는 육면체들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육면체를 통해 스터디 단계에서 여러 개의 육면체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솔리드-보이드 공간을 조합하며 매스스터디를 진행할 수 있다. 원래 용도가 단열재다 보니 덮고 자면 따뜻하다. 비싸니까 아껴서 쓰자.


- 각재 - 미송나무나 포맥스, 혹은 아크릴을 매우 길쭉한 사각기둥 형태로 다듬은 것이다. 선적인 요소를 표현할 때 사용한다. 미송나무로 만드는 나무 각재도 있고, 포맥스를 각재 모양으로 다듬은 포맥스 각재도 있다. 같은 사이즈라고 하면 포맥스로 만들어진 각재가 미송나무로 만들어진 각재보다 좀 더 저렴한 편이니 꼭 나무 모양의 느낌을 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포맥스 쪽을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유익할 수 있다. 각재 모양의 아크릴 기둥은 투명한 느낌을 내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다. 각재는 일반적인 커터칼로는 자를 수 없고, 각재를 자르는 전용 톱과 미터 박스가 있으니 이것을 구매하여 톱으로 잘라야 한다. 사각기둥이 아니라 길쭉한 원기둥 봉 모양이 필요할 때는 아크릴 봉이나 미송나무로 만든 봉에 색을 입혀서 사용한다. 마찬가지로 화방에서 구할 수 있다.


- 폼보드 - 우드락의 앞면과 뒷면에 종이가 붙어있는 것으로, 우드락에 비해 커터칼로 더 깔끔하게 자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우드락에 비해 가격이 좀 더 비싸다.